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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경기도미술관

<Separium: Afterimage of Marigold>



Project          경기도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의 여름에게
Period          
2026.07.16 - 09.27
Scope          
융합예술  ·  AI생성형 콘텐츠  ·  AR굿즈

알루미늄 프로파일, 아크릴, LED, 조명, 마리골드 식물, 아이패드, 모니터, 인공지능 인터랙티브 시스템 등, 가변설치

Team Pearl
Director JEONG Hyeju
Art Director SEONG Soojin
Tech Lead WI Seonghwan
Visual Director KIM Hyuntae
Marketer KIM Yoonji
Film by The Third Point

제작지원: 경기도미술관

융합예슬   미디어아트   굿즈     

전시 서문

<Separium: Afterimage of Marigold>는 인간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전제를 의심한다. 우리의 모든 사고와 판단은 인간 중심적인 감각과 직관, 그리고 언어 체계 안에서 구성된다. 따라서 우리가 이해한다고 믿는 세계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 자체가 아니라 인간에게 허용된 방식으로 변환된 결과일 수 있다.

세파리움은 이러한 인식 구조를 드러내기 위한 가상의 장치로 제시되며, 전시장에 등장하는 메리골드는 그 인식의 한계를 생태적 차원에서 드러낸다. 메리골드는 개량화되며 야생종과는 다른 형질로 분화되었다. 더 큰 꽃송이, 선명한 색, 균일한 형태는 인간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처럼 보인다. 이러한 관계는 인간의 일방적인 선택일까? 그러나 메리골드에게 자연의 선택압과 인간의 선택압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다른 개량 식물과 마찬가지로, 메리골드와 인간은 서로의 조건을 변화시키며 공진화해왔다.

메리골드가 인간의 감각에 맞춰 변화한 것처럼, 인간 역시 메리골드에 반응하며 자신의 환경과 감각 체계를 조정해왔다. 작업은 메리골드와 세계관 속 가상 생명체 ‘피어리(Peary)’의 공진화를 통해 이 관계를 상징적으로 가시화하고,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고 통제한다는 믿음에 질문을 던진다. 메리골드는 인간의 인식이 생태적 관계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 채, 그중 인간에게 포착 가능한 일부만을 세계로 오인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작업은 여기서 꿈과 꿈해몽을 통해 인식의 한계를 한 단계 더 확장한다. 꿈해몽은 우리의 인식 너머에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이자,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 가능한 형태로 번역하려는 해석 체계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오히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시 구성하는 과정에 가깝다. 우리는 꿈을 해석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해석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의미를 생성한다. 이는 인간의 인식 전반이 지닌 한계와 맞닿아 있다.

결국 이 작업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의 범위를 다시 묻는다. 인간은 분절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며, 동시에 그 인식은 특정한 조건과 구조에 의해 제한된다. 우리가 이해하는 자연, 우리가 경험하는 자아, 그리고 우리가 부여하는 의미는 모두 그 한계 안에서 형성된다.


여름이라는 상태는 이러한 상황과 닮아 있다. 여름은 모든 것이 환하게 드러나는 계절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가 볼 수 있는 방식만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뿐이다. 강한 빛 아래에서도 세계 전체가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밝음은 인간의 감각이 붙잡을 수 있는 일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그 바깥의 넓은 영역을 보이지 않게 만든다. 이 작업은 세파리움과 메리골드, 그리고 꿈해몽의 구조를 통해 그 사실을 다시 묻는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세계는 결국 인간에게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성립하는, 곧 세파리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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